재단법인 피앤에프 이사장 & 수석 큐레이터
김학순
달라이 라마의 전담 영어 통역사이자 린포체의 제자였던 툽텐 진파는, ‘자비심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고 돌보고, 고통 받는 사람을 보며 연민을 느낄 때 우리는 자비심을 경험한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휴머니즘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면 함께 아파하며 빨리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도 하는데 그것을 우리는 이타심 이라고 부릅니다. 그러한 것을 보고 느끼며 영향을 받아 그것이 내면에 쌓이게 되면 인간의 심성은 점점 정화수처럼 맑아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는 점점 범죄 없는 사회, 투쟁 없는 사회, 협동하는 사회로 변모해갈 것입니다. 불독휴머니즘사진전은 바로 그러한 사회를 꿈꾸며 시작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어 마음에 감명을 줄 때 인간은 미적 체험과 함께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이웃과 나눌 때 그것은 문화적 교감이 될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 죽은 아이를 손에 안은 아버지의 절망적인 얼굴, 화마로 집을 잃고 폐허 앞에서 허망하게 앉아 있는 사람, 구슬땀을 흘리며 불을 끄려 애쓰는 소방관의 모습, 자애로운 어머니의 눈길, 새끼를 보호하는 어미 새, 어머니의 품과 같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대자연의 모습, 광활한 우주에서 바라 본 작은 지구의 모습 등에서 우리는 휴머니즘을 발견합니다.
불독 휴머니즘 사진전은 전문가, 비전문가, 남녀노소 시민 누구나 관계없이 가슴이 뭉클해지는 아름다운 감성을 함께 나누기를 원합니다. 특별히 상금도 제공하지 않는 제1회 사진전에 265명이라는 많은 시민 사진작가분들이 출품하셨습니다. 최종 선정된 작품 외에 다른 작품들도 비교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느낌을 주는 사진이 많았지만 불독사진전의 주제가 휴머니즘인 까닭에 그에 부합되는 작품을 선정하느라 한정된 작가의 작품만 선정할 수밖에 없었음을 무척 아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휴머니즘에 공감하는 것 보다 많은 시민작가분들이 참여하고, 좀 더 많은 작품들이 선정될 수 있기를 바립니다. 출품작가 및 선정작가 모든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불독 휴머니즘 사진전은 앞으로도 건강한 사회, 자비로운 사회를 향한 우리 모두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그리고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